송은 갤러리에서 진행하고 있는 <울리 지그 중국 현대미술 컬렉션>에 다녀왔습니다. 무료 미술 전시회이지만 도슨트의 설명은 물론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까지 중국의 현대미술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굉장히 유익한 기회입니다. 5월까지 진행되는 전시이니 꼭 놓치지 말고 관람하시면 좋겠어요!
울리 지그 중국 현대미술 컬렉션
✅ 장소 : 송은 갤러리
✅ 기간 : 2023년 3월 10일 ~ 2023년 5월 10일
✅ 관람료 무료
✅ 아래 링크에서 예약
네이버 예약 :: 울리 지그 중국현대미술 컬렉션전
올해 첫 전시로 오는 3월 10일부터 5월 20일까지 울리 지그 중국현대미술 컬렉션전 <SIGG : Chinese Contemporary Art from the Sigg Collection>이 개최됩니다. 송은은 현대미술의 다양한 현장을 소개하고 현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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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서 스위스 출신의 컬렉터 울리 지그가 소장하고 있는 중국 현대미술 작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울리 지그에 대해서 간략하게 알아보자면 그는 스위스 출신의 외교관이자 사업가 그리고 세계적인 컬렉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합작 법인을 설립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 중국 예술가들의 작품에 이끌렸고 지속적으로 그들과 교류하고 후원하며 중국 현대미술의 굵직한 작가들을 발굴하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가 40여간 수집한 중국 현대미술품 23,000여 점 중에서 1,510점을 홍콩 M+미술관에 기증해 놀라움을 사기도 했습니다. 당시 그가 기증한 작품은 총 1억 7,000만 달러 정도였고 중국 현대 미술의 획을 이루는 주요 작가들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어 중국 현대미술사에 큰 공을 세웠다고 인정받고 있습니다.
울리 지그
중국 현대미술컬렉션
장쿤쿤
전시장에서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작품은 바로 장쿤쿤의 작품입니다. 곡선을 이루고 있는 이 작품은 단단한 벽돌이 이어져 있는데요. 벽돌에는 동판을 칠해 한 번 더 단단한 소재를 더해주었습니다. 하지만 벽돌과 벽돌을 감싸고 있는 벨트가 풀어지면 곡선으로 이루어진 이 조형물은 쓰러져 버리는데요. 이처럼 아무리 단단한 것이라도 덧없다는 메시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 웨이웨이
중국 현대미술에서 지금 가장 인기 있는 작가인 아이 웨이웨이. 중국의 억압에 반대하며 민주화에 대한 메시지를 작품에 녹였는데요. 그 결과 중국에서 추방 당하고 감금 생활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 작품은 공사장에서 흔히 입는 옷으로 만든 것인데요. 작가는 '누구나 나처럼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합니다.
웰컴 룸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면 바로 보이는 이 공간은 웰컴룸 공간으로 관객들이 도록 등을 자유롭게 볼 수 있도록 마련한 곳이라고 합니다. 이 공간에는 울리 지그의 초상화가 담긴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데요. 이는 울리 지그가 작가들에게 자신의 얼굴을 담은 작품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 것이 아닌 작가들이 자신들을 지지하고 응원해주는 울리 지그에 대한 고마움을 담아 만들어서 선물한 것이라고 합니다. 다른 작품들 보다 저는 이 곳에 전시된 울리 지그 작품들이 더 의미 있게 다가왔어요!
오디토리움
오디토리움에서는 두 개의 영상 작업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지금 위에 사진 속에 나오는 작품은 주지우양 작가가 소수 민족 중 맹인들을 모아서 UN 인권 조항을 담아 노래와 연주를 하게 한 것입니다. 이는 예전에 중국에서 공산주의의 일환으로 국민들에게 공산주의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예술가를 통해서 전한 것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하는데요. 당시 예술가들은 공산주의를 주입 시키기 위해서 작업을 하는지 몰랐듯 영상 속 맹인들 역시 UN 인권 조항에 대해 모르지만 노래로 연주를 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
구샤오핑
중국의 동양화는 주로 '일획일피'라고 하듯 화선지에 먹으로 한 획을 한 번에 그어서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구샤우핑은 이와 달리 아주 천천히 작업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실에 물감을 묻힌 후 캔버스에 올려서 찍으면 선이 나타나는데요. 이를 반복해서 질감을 표현한 것입니다.
허샹위
79개의 레몬이라는 제목을 가진 이 작품은 레몬이 그려진 작품인데요. 흰색은 물감을 칠한 것이 아닌 캔버스를 그대로 둔 것입니다. 작품을 가만히 보고 있다가 고개를 돌려 천장이나 벽을 보면 레몬 그림의 잔상이 남는 것이 특징인데요. 작가가 노란색을 선택한 이유는 단지 레몬이 노란색이라서가 아니라 홍콩 민주화 운동 당시에 경찰이 던지는 수류탄을 피하기 위해서 노란 우산을 쓴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 사용한 것이라고 합니다.
주팅
이 작품은 언뜻 보면 천으로 만든 것처럼 보이지만 아크릴로 만든 작품입니다. 아크릴을 얇게 펼친 다음 마르고 떼면 얇은 천과 같이 만들어지는데요. 이런 질감을 활용해 만든 작품입니다.
마찬가지로 같은 작가의 작품. 이 작품은 아크릴을 여러 겹으로 쌓은 후에 물감이 마르기 전 꾹꾹 눌러서 옆면의 겹겹이 쌓인 물감이 보이도록 했습니다. 이는 작가가 한 방향에서 작품을 보지 말고 여러 각도에서 작품을 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합니다.
시에몰린
곡선을 이루면서 그라데이션으로 색이 보이는 이 작품은 시에몰린 작가가 기계를 만든 후 기계에 물감을 넣어서 그린 작품입니다. 기계가 물감을 섞고 곡선을 그린 것인데요. 이건 작가가 그린 것이 아니라 기계가 그린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작가는 "기계를 만든 것은 나고 기계에 어떤 물감을 섞을지 결정하는 것도 나다. 때문에 작가의 주관이 들어가 있어 작가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얀 레이
보고 있으면 미로에 빠지는 것 같은 얀 레이의 작품. 전시장에서는 얀 레이의 작품에 해가 지는 저녁에도 아주 센 조명을 켜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빛에 의해서 달라지는 것이 아닌 작품 자체를 보면서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더 살리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작가가 표현하는 초점은 권력자와 소외된 자, 로컬과 글로벌의 관계를 밝히고 이를 교섭하는데 있다고 합니다.
웡 에이드리언
웡 에이드리언은 칠교 모양의 작품을 만든 후 작품 위에 쥐와 햄스터를 두고 동물들이 작품을 뜯는 것으로 작업을 마무리했습니다. 그래서 작품을 보면 동물들의 작품을 뜯은 흔적을 볼 수 있는데요. 웡 에이드리언도 마찬가지로 내가 어떤 동물을 넣을 것인지 그리고 동물이 뜯는 과정에서 어디까지만 허용할 것 인가를 작가가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작가의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이 작품은 전시장의 상황에 따라 가로로 늘어뜨려 전시를 하기도 하고 칠교 처럼 조립을 해서 또 다른 모양으로 전시를 한다고 합니다.
3층으로 올라가는 공간
햇살이 비추면서
너무 여유롭고 좋았던 기분!
후인핑
작가 후인핑은 시골 집으로 내려갔을 당시 어머니가 뜨개질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어머니와 마을 동네 사람들이 뜨개질을 해서 소일거리로 팔았는데 정말 말도 안되게 낮은 금액에 팔렸다고 합니다. 이를 보고 후인핑은 어머니에게 거짓말을 하게 되는데요. "내가 베이징에 Xiao Fang이라는 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에게 모자와 옷을 납품하면 더 비싼 돈을 받을 수 있어"라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어머니와 동네 어르신들의 뜨개 모자와 옷이 모여 작품이 된 것이랍니다.
니요우의
위에 두 작품은 같은 작가, 니요우의의 작품입니다. 흑백으로 그려진 작품은 서양의 문화를, 노란색 배경에 그려진 작품은 동양의 문화를 담은 풍경입니다. 서양의 경우 개인의 삶, 개인주의가 일반적이지만 동양은 사람과의 관계, 가족에 대한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문화 차이를 기반으로 완성한 작품입니다.
차웨이 차이
차웨이 차이는 나무를 그린 후 나무에 글자를 쓰면서 자연과 소통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까이서 보면 나무에 글자가 쓰여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쉔 샤오민
나무를 중국의 국민이라고 생각하고 만든 작품이라고 하는데요. 작품을 보면 천장이 점점 내려오고 양쪽에 철심들이 나무를 억압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공산주의의 중국에서 사는 국민들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시궈웨이
위 작품을 언뜻 보면 풍경 사진처럼 느껴지는데요. 사실 이 작품은 작가가 흑백으로 사진을 찍은 후 사진 위에 색칠을 한 것입니다. 이때 풍경을 보면서 색칠한 것이 아닌 자신이 본 풍경을 떠올리며 상상 속으로 색을 입혔다고 합니다.
허샹위
허샹위가 만든 이 작품은 '아이 웨이웨이'가 죽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 웨이웨이는 앞서 말했듯이 중국 현대미술의 아이콘과 같은데요. 이 작품을 공개했던 시기가 아이 웨이웨이가 구금이 확정된 날짜와 같아 중국 현대미술은 죽었다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도 담겨있습니다. 중국에서 예술가들을 억압하고 배척하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담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송은 갤러리에서 진핸되고 있는 울리 지그의 중국 현대미술 컬렉션은 무료 미술 전시회라고 하기에는 정말 완성도가 높고 배울 점이 많은 전시였습니다. 특히 도슨트의 설명이 작품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는데요. 날씨가 따뜻해지고 야외 활동을 하기 좋은 요즘, 5월까지 이어지는 무료 미술전시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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