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립 개인전 : 흩어진 파편들
2020 성립 개인전 흩어진 파편들이 홍대 라이즈오토그래프컬렉션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드로잉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분명 전시장에 있는 작품들이 눈에 들어올 거예요. 작가만의 개성 있는 드로잉과 함께 미술을 전공하거나 좋아하는 우리에게 한 번쯤 생각해보게 만들어주는 인터뷰들이 있으니 아래 전시 소개를 만나보세요.
기간 : 2020.06.13. (토) ~ 2020.07.24. (금)
장소 : 라이즈오토그래프컬렉션
요금 : 일반 전시 : 10,000원 / 심야 전시 : 13,000원
무채색의 바다 소리 없는 파도
전시장에 들어서면 파도처럼 밀려오는 성립 작가의 드로잉 작품들을 볼 수 있습니다. A4 종이에 그려진 그림들은 인물, 풍경, 사물 등 다양한 것들로 채워져 있는데요. 간결한 선으로 완성한 작품과 섬세한 묘사를 한 작품들이 있답니다. 전시 벽면 위에 있는 그림들을 잘 볼 수 없어서 아쉬웠지만 작가가 이 공간에서 의도한 것은 무채색의 드로잉 작품들이 마치 관객에게 파도처럼 밀려들기를 바란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디스플레이 방식을 선택했구나 느꼈답니다.
작품마다 특별한 설명이나 제목이 있지 않아요. 굉장히 많은 작품들이 있어서 하나 하나 보는데 시간이 걸린답니다. 아래 작품 사진을 몇 장 추려보았어요! 파도처럼 밀려오는 성립 작가의 드로잉을 만나보세요.
어떻게 이렇게 간결한 선으로 인물의 표정과 동세를 만들 수 있는지! 성립 작가의 드로잉 내공이 느껴졌답니다. 유화처럼 화려한 색을 담고 있지 않아도 흑과 백을 활용해 더 함축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있었어요. 동양화를 전공한 저에게 '작가의 이런 무채색 작품들은 과연 이 작가가 먹을 활용해 그림을 그린다면 어떨까?' 궁금하게 만들었답니다. 분명 먹을 이용해도 잘 그릴 것 같지만요!
파도 속 이야기
성립 작가의 흩어진 파편들을 모아서 여러분들만의 이야기로 연결해보는 것도 좋아요. 저는 작품들 속에서 두 남녀가 서로 기대고 마주하는 장면으로 떠올리며 이어보았답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 한 장면을 옮겨 놓은 것 같았어요. 위 작품을 모아놓고 떠올린 영화는 바로 노트북! 영화 노트북을 혹시 안 보셨다면 강력 추천할게요 :D
영화 노트북 정말 인생영화
고요하지만 소란스러운 인터뷰
성립 작가의 개인전에서는 작가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의 인터뷰를 만날 수 있었는데요. 두 명이 화면의 반반을 채우면서 동시에 이어진답니다. 때문에 양쪽의 야이기에 집중해야 해서 다소 불편했어요. 개인적으로 따로따로 플레이가 되었으면 했는데. 인터뷰 중 인상적이었던 작가의 말을 남겨볼게요.
어릴 적 아버지의 가게가 폐업했을 때
나는 더이상 미술을 하지 못할까 봐 불안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돈이 많다고 해서
작업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으며
시간이 작업을 해결해 주는 것도 아니었다.
단지 돈이 많다고 해서 작업이 잘 되는 것도 아니며 시간으로 버틴다고 알려지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였는데요. 물론 좀 더 여유로운 환경이라면 작업을 하는데 도움이 되겠지만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개인의 노력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우치게 만들어주었답니다.
성립 작가,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
작가가 출간한 책들과 작가의 낙서가 담긴 노트 그리고 작가의 생각이 담긴 글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어요. 책을 천천히 둘러보는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는데 그중 인상적이었던 책을 발견!
작가의 드로잉을 플립북으로 만든 것이랍니다. 한 권의 책이 아니라 하드 케이스 안에 작은 세 권의 책이 있어요. 플립북이란 책 옆을 손으로 후두둑 빠르게 넘기면 종이마다 인쇄되어 있는 그림들이 애니메이션처럼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는 것이랍니다. 전시 현장에서는 작가가 출간한 책을 판매하고 있지 않아서 아쉬웠어요. 분명 저처럼 작가의 책에도 관심이 많은 관객들이 많았을 것 같아요.
입시 미술을 하는 친구들 혹은 이미 미대를 졸업 후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면 작가의 말이 더 공감이 되고 와닿을 것 같은데요. 획일적인 한국의 입시 미술에 대한 비판과 함께 그로 인해 우리는 잘 그린 그림 만을 그릴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것을 꼬집었답니다. 작가에게는 창의성, 개성, 상상력 등이 중요한데 입시미술은 모든 것을 획일화시켜버린다는 것인데요. 점수로 수치화할 수 없는 예술 분야는 모두 이런 고민을 가지고 있을 것 같고 이는 쉽게 풀지 못할 숙제인 것 같아요.
드로잉으로 완성된 애니메이션
성립 작가의 작품들이 연이어서 하나의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공간. 혹시 딘의 '넘어와' 노래를 아시나요? 제가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인데요. 딘의 넘어와 뮤직비디오에도 성립 작가가 참여했답니다. 저는 딘의 뮤직비디오를 통해 작가에 대해 알게 되었고 관심이 생겼는데요. 운이 좋게 마침 개인전을 열고 있어서 호다닥 관람할 수 있었답니다. 아래 딘의 뮤직비디오를 남겨둘게요. 한 번 꼭 감상해보세요!
딘 '넘어와' 뮤직비디오
이것은 나의 인생샷
아트숍
성립 작가의 작품을 활용한 굿즈들이 있는 아트숍도 조그맣게 있었어요. 이 중에서 스티커를 구매했답니다. 작가의 드로잉 북이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아쉬웠어요. 다음에는 도록도 만들어주면 좋겠어요! 짧았지만 깊이가 있었던 성립 작가의 개인전. 홍대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미술전시회도 함께 즐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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